[한국언론인연대=한국인권신문] 5일, 민주통합당 정청래 의원(서울 마포을)은 외교통상부 국정감사를 통해 2011년 이후 인사비리, FTA 협정문 번역 오류, 비자발급 비리 등의 사건과 관련한 직원 징계현황을 공개하고, 끊이지 않는 근무기강 해이의 원인이 솜방망이 처벌에 있다고 지적했다.  

외교통상부가 정청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 충격을 주었던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딸의 특채 비리 사건 관련자 4명 중 유일하게 정직 처분을 받았던 당시 인사기획관이 현재 문화외교국장으로 복귀, 사실상 금의환향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견책 처분을 받았던 당시 기획조정실장은 주 태국대사로 부임했으며, 감봉 처분을 받았던 당시 면접위원과 인사운영팀장은 현재 주 가나대사와 북핵정책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의 지탄을 받았던 FTA 번역 오류와 관련해서는 당시 교섭대표와 협상총괄 과장 둘 다 견책만 받았으며 현재 각각 프랑스 대사, 벨기에 참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오랫동안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었던 비자발급 비리와 관련해서는 총 5명이 징계를 받았는데 이 중 2명은 견책, 1명은 주의, 2명은 징계도 아닌 불문경고 처분이 내려졌다. 이 중 정년퇴임 한 사람을 제외하고 4명은 모두 복귀해서 다른 재외공관 및 재외동포영사국에 근무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인사비리, 상하이 스캔들, CNK 주가조작, 비자발급 비리, 성희롱 등 외교통상부와 관련해 끊임없이 사건, 사고들이 발생해 국민들이 많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외교통상부에서는 진상을 조사해 관련자들을 엄중히 문책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면서 사실상 솜방망이 처벌만 내려 징계의 실효성이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또, 정 의원은 “외교통상부 직원들의 경우 본부에 있다가 해외공관으로 나가버리면 그만이고, 해외공관에서도 한곳에 있다가 다른 곳으로 옮겨가면 그걸로 끝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서 근무기강이 해이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문제들이 계속 제기되자 외교통상부는 올해부터 매년 35개 공관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174개 재외공관에 대해 감사를 하려면 사실상 5년에 한 번꼴로 감사를 받는 셈이기 때문에 이 역시 실효성이 없다. 5년 동안 기존에 근무했던 직원들 대부분이 이미 다른 곳으로 옮겨간 후기 때문에 책임을 묻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올해 1월 발표한 ‘부패방지 시책평가 결과’에서도 외교통상부는 2010년, 2011년 연이어 최하위 등급인 ‘매우 미흡’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민권익위원회는 총 208개 평가대상 기관 중 외교통상부를 포함한 6개 기관을 최근 3년 연속 시책 미흡기관으로 선정, 반부패 업무에 대한 관심과 협조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며 실적보고서 작성이 부실하다고 지적했다.